조국 교수 “박근혜지지 반대하고 돌아왔기에 환영” 이준석 “새누리당의 출혈이 다른 당에 헌혈한 셈"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 하며 당 지도부, 중진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종인 더민주행 놓고 정치권 시끌

조국 교수 “박근혜지지 반대하고 돌아왔기에 환영”

이준석 “새누리당의 출혈이 다른 당에 헌혈한 셈"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15일 김종인 전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직 수락을 놓고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민주 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룬 반면 새누리당은 부정적 평가 일색이다. 김 전 위원장의 더민주 행에 대한 각 정당의 반응을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

김 위원장를 영입한 더민주는 환영 일색이다. 특히 김 위원장 영입을 위해 물밑에서 힘썼던 이석현, 정세균, 김진표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은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전병헌 더민주 최고위원은 YTN인터뷰를 통해 “당이 어려운 시점에서 이번 영입으로 중도개혁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당내 혼란을 잠재우면서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는 변곡점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김종인 선생에게 깊고 크게 감사드린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수석은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등 개혁정책을 시행하신 분이며, 20여 년동안 일관되게 경제민주화를 주장하신 분”이라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책의 개혁성이나 내용으로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에서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분이며, 더민주에서 충분히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에 김종인 영입과 관련해 “박근혜(대통령)지지를 반성하고 돌아왔기에 환영한다”고 전했다.

김 박사의 새누리당 이력에 대해서 조국 교수는 “어떤 사람, 특히 인생의 경륜과 이력이 긴 대선배들을 평가할 때는 이들이 단지 기존 정파·당의 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이들은 자신만의 세계관·인간관·행동규칙이 있고 그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입과 관련해 더민주 내부 반발을 예상했다. 2014년 박영선 비대위원장 시절,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하려다 당내 비판 여론으로 철수한 이력이 있기 때문. 문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해 “당내와 지지자 중에서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당을 안정시키고 확장해 나가는데 필요한 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더민주의 김종인 영입 발표 직후 “더민주가 훌륭한 분을 모셔갔다. 대어를 가져갔다”고 평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그 다음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기업활력제고법, 서비스발전산업법, 노동개혁 5개 법안 등 쟁점 법안에 대한 김종인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공세로 돌아섰다.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14일 밤 브리핑을 통해 “선거 때마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마치 자신만이 최고 전문가인 듯 처신하는 일을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비판 수위가 더 높았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을 두고 “때만 되면 이당 저당,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역대 정권에서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늦게까지 이렇게 하는 건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부귀영달을 위해 싸울 때는 모사꾼이라고 한다. 제발 모사꾼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호남에 안착하지 못하는 문재인 대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준 분이 권노갑 고문인데 그분의 탈당 하루만에 김 위원장을 영입했다"며 "이런 행태는 대선후보나 야당대표가 아닌 초선의원 수준의 모습"이라고 문 대표를 비난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시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깜짝쇼 같은 인재 영입은 정말 정치에서는 정상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재원 의원은 비판 수위가 현저히 낮아 눈길을 끌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이 그 분의 어떤 정치력이나 혜안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가도록 한 것에 대해 조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날 신의진 대변인의 브리핑에 대해서는 “우리 당내에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고, 또 그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당이 좀 더 많은 인재들을 품고 또 그러한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자신의 SNS에 “새누리당의 출혈이 다른 당에게는 모두 헌혈이 되고 있다”고 김종인 영입을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보수 대연합에 중도 확장까지 합쳐서 이뤄낸 의석이 152석이다. 중도층 공략에 대한 의지를 버리고 152석을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계산에서 오점을 남기는 것.”이라며 당 일각의 ‘180석 가능설’에 경계심을 표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2012년 김종인 위원장과 함께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활동한 바 있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선거 때마다 이곳저곳 기웃거린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내가 뭘 기웃거리느냐. 요청한대로 따라서 해줬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라고 되받아쳤다.

국민의 당은 김종인 위원장의 더민주행에 대해 “특별히 코멘트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안철수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의 더민주행에 “야권에서 건강한 경쟁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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