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015년 영업실적 발표

철강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부동의 1위였던 포스코는 창립 후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현대제철은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실적을 비교해보고 양사의 올해 영업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 후 47년 만에 연결기준으로 첫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2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8조1920억원으로 전년대비 10.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4100억원으로 전년대비 25.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대비 0.2% 감소한 96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외 시황 부진에 따른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소 사유로 “원자재가 하락으로 인한 해외 투자 광산 자산 가치 감소, 환율 상승 등 외부 영향으로 1조6000억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화 손실이 6900억원대, 해외 자산 하락분은 8600억원대, 지난해 신일철과의 소송합의금으로 약 3000억원 등이다.

포스코 자체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2382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매출액은 25조6072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감소했다. 반면 판매량은 3534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15.7% 증가한 1조3180억원을 달성했다. 따라서 외부적 요인을 제외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세계 1위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 신일철(옛 신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기업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0~40%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 쪽에 무게감이 있다.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포스코는 순차입금을 5조7,000억원 줄여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8.4%로 낮췄다. 이는 2010년 이래 최저치다. 특히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은 19.3%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부채 비율 감소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된 계열사 구조조정의 효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뉴알텍 등 계열사 34개사를 정리했다. 포스코는 올해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해 연간 8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발생시킬 계획이다.

포스코의 올해 목표는 경쟁력 강화다. 고부가가치 ‘월드프리미엄(WP)’ 제품 생산을 확대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와 차별화 전략을 꾀한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총칭으로 ▲기술 중심의 ‘월드 퍼스트(World First)’와 ▲수익 중심의 ‘월드 베스트(World Best)’ ▲ ‘월드 모스트(World Most)’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현재 약 220종의 제품이 WP로 선정돼 판매되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차시장에 대비해 핵심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30여 종의 미래 자동차 소재를 선보였다. 이중 트윕강은 전 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 강도와 가공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포스코는 또 리튬 추출이나 니켈 정련 등 전문적이고 특화된 분야를 육성하는 한편 원천 기술을 확보해 해외로부터 로열티를 대거 벌어들일 계획이다.

현대제철 2015년 영업실적 발표

현대제철은 전반적인 철강산업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현대제철은 27일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6조1325억원, 영업이익 1조4641억원, 영업이익률 9.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측은 “중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와 철강경기 침체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9.7% 감소했으나,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봉형강 제품 수익성 개선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각각 1.9%, 1.1% 상승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실적 개선 이유로“건설,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연관산업별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전략을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호조세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HMC투자증권 박현욱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올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은 1조 5,810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현대하이스코 합병(작년 7월)이 연간으로 실적 반영되는 효과, 봉형강 부문의 견조한 실적, NO2 CGL 자동차강판 50만톤 가동(일반 냉연이 수익성 높은 자동차용으로 대체), 핫스탬핑 신규 공장 가동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내부적으로는 올해 시장 환경이 중국 경제 침체로 철강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원자재 가격도 점진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 특수강 공장 및 당진 2냉연공장 건설에 이어 초고장력 강판 및 봉형강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수요산업별 제품 대응과 고부가 제품 판매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밖에 차세대 자동차용 독자 강종개발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기술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객맞춤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내부 거래 의존도를 낮추고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새 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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