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화웨이가 지난 24일(현지시각)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의 SEP(Standard essential patents, 표준필수특허) 기술이 사용된 기기들을 피고인 삼성이 라이센스 없이 지속적으로 수입, 판매, 공급해오며 화웨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 이에 대해 삼성은 그들이 영업이익을 위해 소를 제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번 소송은 중국회사가 원고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그동안 중국회사들이 주요 기업의 핵심기술을 무단 사용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로 재판에 서게 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기업이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R&D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만큼 중국기업들이 보유한 특허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실제로 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인 pwc(Pricewaterhouse Coopers)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R&D 분야의 큰손으로 꼽힌다. 지난 8년간 중국기업의 R&D 지출은 무려 120% 증가한 550억 달러에 이른다. 2015년 기준 1000대 R&D 투자자 중 중국회사는 123개나 올라 있다. 2005년도에 8개였던 것에 비하면 10년 사이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화웨이 역시 R&D계의 선두주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화웨이의 R&D 지출은 2015년 91억 8천만불이 넘는다. 연 수익의 약 15.1%를 투자한 것.

R&D에 대한 거침없는 투자는 신기술 특허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한다. 현재 화웨이는 전세계적으로 5만 300여개가 넘는 핵심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취득한 특허만 해도 USPTO(United States Patent & Trademark Office, 미국특허청)으로부터 1268개, 유럽 특허청으로부터 503개에 이른다.

이번 소송에서 화웨이는 USPTO에 등록된 총 11가지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특허들은 LTE 표준 기술과 관련된 것들이다. 따라서 LTE 기술이 적용된 삼성 갤럭시 S2이하 모델들, 갤럭시 노트 시리즈, 갤럭시 탭 2 이하 모델들이 화웨이의 특허를 침해하는 모델들로 열거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특허 278 ‘컨트롤 시그널링의 전송을 위한 방법과 장치 - 기지국과 모바일 기기 간 전송에 필요한 정보량을 줄여 다운로드 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 (2013.2.5.취득)’ ▲ 892 특허 ‘랜덤 액세스 프리앰블 전송 방법과 그 장치 -모바일 기기가 LTE망과 동기화 할 때 사용되는 기술 (2013.4.9.취득)’▲특허 166 LTE와 같은 진화된 네트워크의 임시 ID가 2G, 3G같은 과거 네트워크로 전송되어 접속하는 것과 관련한 기술(2013.7.9.취득) ▲특허 848 단말기가 이동할 때 보안 기능을 적용하기 위한 방법, 시스템, 기기에 관한 내용 - 모바일 기기가 NAS(Non Access Stratum) 보안과 효율적으로 넘나들도록 함(2014.8.19.취득) ▲특허 239 통신시스템의 시퀀스 할당과 프로세싱 방법과 기기(2014.2.4.취득)▲특허 587 CA를 위한 ACK/NACK 정보 회송에 관한 방법, 기지국과 사용자 장치(2014.11.11.취득)▲특허 583 ‘이동통신 단말기에서 조건부 업링크 타이밍 얼라인먼트’ - 통신네트워크의 기지국과 기기가 적합하기 동기화한 상태를 유지(2014.11.11.취득) ▲특허246(2014.1.28.취득),특허 197(2013.4.2.취득), 특허003(2015.3.31.취득) ‘셀(cell) 재선택을 위한 방법, 터미널, 시스템’ ▲특허 613 TDM(시분할 다중화) 기술과 장치(2014.5.13.취득)의 총 11가지 특허이다.

화웨이는 278, 892 특허에 대해서는 2013. 7. 19.경에, 나머지 특허들에 대해서는 2015. 12. 31.경에 삼성 측에 특허 침해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노이즈마케팅을 이용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대구조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본인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 손해배상보다는 크로스 라이센스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애플, 에릭슨 등과 크로스 라이센스를 체결했으나 삼성과는 아직 체결을 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은 화웨의 소송에 대해 법률적 검토 후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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