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 화장품 생산실적은 10조 7,328억원. 최근 5년 평균 성장률이 13.9%로 고속 성장세를 타고 있다. 수출도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5억 8,780만달러로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34.3%에 달한다. 반면 화장품 수입은 10억 8,770만달러로 3.8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화장품 무역흑자는 15억 10만달러로 전년대비 99% 수직상승했다.

이른바 K뷰티 전성시대다. K 뷰티란 어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미용 산업, 특히 화장품 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의 대중음악이 K-팝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드라마, 대중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못지않게 한국의 미용산업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K 뷰티의 성장세는 한류문화의 수출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드라마나 K-팝 속의 한국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뷰티산업이 그 관심의 선봉에 섰다. 한국연예인들의 스타일, 특히 메이크업과 패션 등이 지구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인기 드라마 속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스타일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미용문화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수혜자는 화장품 업계다.

한류 초기 화장품 업계는 잇달아 한국의 유명 배우와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영애, 송혜교 등 드라마 속 유명 배우를 모델로 기용하며 자연주의 메이크업, 한방화장품 등의 이미지를 구축시켰다. 2005년 당시 더 페이스샵이 권상우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하며 해외 10대층까지 사로잡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미샤는 연기자 박소담과 가수 피에스타를, 더페이스샵은 아이돌 수지를, 에뛰드하우스는 가수 f(x)의 크리스탈과 I.O.I 등을 모델로 내세우며 소비자 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 화장품들의 가격과 품질력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른바 로드샵 화장품들은 저가 전략과 다양화된 상품을 통해 구매를 늘렸다.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 생활건강의 후 등 한방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한방화장품 설화수 자음액의 생산액은 1179억원, 후 비첩자생에센스는 793억에 달한다.

우리나라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10억 6,237만달러), 홍콩(6억 4,182만달러), 미국(1억 8,852만달러), 일본(1억 2,238만달러) 순이었다. 이 때문에 K 뷰티가 ‘아시아 뷰티’에 한정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K뷰티는 이제 시작단계다.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자신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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