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포커스뉴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했을 때 최순실 일가에 대한 지원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서 지난해 7월 25일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문구를 확인했다. 이날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한 날이다. 따라서 독대 이후 박 대통령의 지시를 안 전 수석이 받아 적었을 개연성이 크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회 1차 청문회에서 독대 사실을 인정했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 열심히 해달라는 말, 아버님 건강, 핸드폰 사업, 국내투자 등을 얘기했다. 기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독대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 씨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후원했다. 장 씨는 국회 청문회에서 영재센터는 최 씨 아이디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삼성이 영재센터에 낸 16억 원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보고 김 전 차관과 장 씨 등을 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 전 차관 측은 안 전 수석 수첩을 토대로 삼성 후원금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폈다.

특검은 안 전 수석 수첩에 적힌 메모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30일 안 전 수석과 김종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한다. 특검은 전날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소환해 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과정에 이재용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주 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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