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집배원들이 과중한 업무량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집배원 노동조합은 “지난 20일 사망한 김모씨는 설 특수기에 시한폭탄을 안고 배달에 나섰다가 결국 사고를 당했다”며 성토했다.

다음은 전국 집배원 노동조합이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낸 전문이다.

집배원 사망사고 방조한 우정사업본부 규탄한다.

전국적으로 설날 특별 소통기가 시작되던 첫 주인 1월 18일 수요일 오후 2시 20분 경. 강원도 화천군 화천하남우체국 소속 故김영현 집배원은 우편물 배달을 위해 바쁘게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는 좌회전 하던 중 뒤따르던 1톤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추월하여 이륜차를 충돌한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119에 신고하여 한림대학교병원으로 후송 조치했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1월 20일 새벽 1시 30분 경 순직하고 말았다. 3살배기 아이가 있는 34세 젊은 집배원의 사망사고로 인해 작년 6명의 동료를 떠나보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집배원들은 또다시 슬픔에 잠겼다. 또한, 집배원들에게 ‘죽음의 특별소통기’라 불리는 설날 특별 소통기에 벌어진 사고이기에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장시간 노동에 인이 박힌 집배원에게도 악명 높은 ‘설날 특별 소통기’
집배원은 업무 특성상 물량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불규칙노동을 하고 있다. 비수기에 비해 특별소통기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27.3시간씩 증가하여, 집배노동자의 90% 정도는 뇌심혈관계질환 위험의 시한폭탄을 안고 배달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익히 알려진 바 있다.  불규칙 노동으로 인해 일상적 탈진도가 높은 집배원에게 특별소통기는 노동시간에 따라 사고 발생 위험도가 8.9배에서 12.5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번 화천에서 일어난 사고가 집배원들에게 내 이야기처럼 들리는 이유이다. 

13% 늘어난 물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대체인력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월 16일부터 26일까지 총 11일을 '설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완벽한 배달을 위해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설 성수기 택배 물량을 지난 설 성수기 때 보다 13% 많은 물량인 하루 평균 113만 상자에 달할 걸로 추정했다. 하지만 대체인력은 지난 설 성수기에 배치한 인력에서 약 200여명 증가된 2,400여명에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우정‘사고’본부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번 설소통기 역시 늘어난 물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대체인력으로 인해 집배원의 장시간중노동과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을 것이 뻔하다. 현장에서는 소포 무게를 견디지 못한 이륜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넘어지고 쏟아지는 코피를 막아가며 일을 하는  등 이미 아비규환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집배원의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하고 제대로 된 순직대책을 요구한다.
둘. 특별소통기 적정대체인력을 통해 제대로 된 집배원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강구하라.
셋. 집배원 사망사고 예방은 인력충원이다. 23% 적정인력 충원을 당장 실시하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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