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박주원 악재'관련 호남 중진 거센 반발...통합 난항

잇단 악재로 정치 위기를 맞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일단 측근 인사들이 잇단 사고를 쳤다. 최명길 전 의원이 지난 5일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국민의당 의석수가 39석으로 줄어들었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서울 지역구 의석 상실은 ‘호남 자민련’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선 뼈아픈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다른 측근인 박주원 최고위원이 지난 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제보 의혹에 빠졌다. 당장 호남계 중진들이 폭발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8일 “박주원 최고위원의 DJ비자금 제보 보도에 발칵 뒤집혔다”며 “DJ이념과 정책을 이어가는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이런 일에 연루되었다면 본인의 고백과 통열한 반성이 있었다면 이해 가능하나 은폐했다면 용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9일 “박주원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시키고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격앙된 당내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현재 호남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역설하고 있다. 당내에선 박주원 사태가 터지자 호남행을 만류했지만 안 대표는 이를 묵살하고 호남행을 강행했다. 현지 상황도 녹록치 않다. 안철수 지지파와 반대파의 대립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박지원 전 대표가 안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여성에 의해 달걀 투척 사례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박 전 대표는 “차라리 제가 당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안 대표 반대세력이 이번 달걀 투척 사건을 공식 문제 삼을 경우 당내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통해 위기 극복의 돌파구로 판단했다. 지난 10일 오후 조선대에서 가진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바른정당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며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특히 바른정당은 영남 정당이 아니라 수도권 정당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통합론을 역설했다.
 
정치권에선 안철수 대표가 중도표심을 선점하기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호남 정당을 벗어나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선 수도권과 영남권에 기반을 둔 바른정당과 손을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듯 하다.
 
문제는 당내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호남권 의원들이 통합불가론을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상 당내 분란은 지속될 것이다. 만약 이들이 안 대표와의 갈등이 심화돼 대거 탈당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난제도 존재한다. 바른정당의 분열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바른정당 내부에는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고려하고 있는 인사들이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바른정당이 또 분열된다면 통합 추진력은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합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다. 이래저래 안 대표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다.차라리 제가 당한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차라리 제가 당한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여의도 정치권의 한 인사는 “코너에 몰린 안철수 대표가 이번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안 대표의 선택에 따라 당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분열이 촉진될 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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