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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운명을 쥔 2人의 스트롱맨, 트럼프와 시진핑미국 우선주의 신봉자 vs 21세기 중국 황제
한반도의 운명을 쥔 2人의 스트롱맨, 트럼프와 시진핑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2018년 대한민국의 운명은 한 마디로 ‘예측불허’다.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의지보다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두 사람의 스트롱맨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도발로 일측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된 한반도의 운명은 이 두 명의 스트롱맨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군사적 옵션도 불사하겠다는 복안을 가진 반면, 시진핑 주석은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을 북한 핵위기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 신봉자, 트럼프
 
트럼피즘(Trumpism)은 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 현상이 세계적인 정치이단아 트럼프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트럼프는 막말과 기행을 일삼는 아웃사이더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기성 정치권과 언론도 그의 언행을 외면했지만,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정치 거목을 쓰러뜨리고 세계의 대권을 잡은 집념의 사나이다. 또 엄청난 재력을 자랑하는 수완 좋은 부동산 재벌이기도 한다. 대한민국 정치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치 이단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첫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역시 기본 개념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 증진’와 ‘경제안보가 국가안보’를 명시하며 경제·통상정책을 미국 안보의 핵심가치로 설정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본토 및 미국민 보호 ▲미국의 번영증진 ▲힘을 통한 평화 유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미국의 4대 핵심이익이 주요 가치로 제시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사항은 트럼프가 4대 핵심이익에 도전할 나라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한 점이다. 중·러 양국을 ‘수정주의 국가’라고 지목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침해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의 힘, 영향력, 그리고 이해관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 양국이 “경제를 덜 자유롭고 덜 공정하게 만들고 군사력을 키우며 자국 사회를 억압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보와 데이터를 통제하려고 작심했다”고 밝혔다. 향후 미국과 중·러 간의 심각한 갈등요소로 부각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을 경제안보의 ‘경쟁자’로 명시한 것은 세계패권을 놓고 중국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우리의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은 ‘안미경중(安美 經中)’으로 표현할 만큼 안보와 경제의 핵심 국가다. 특히 미국은 6·25와 월남전을 함께 치룬 혈맹으로서 현재도 주한미군이 주둔해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우방 중의 우방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며, 우리는 중국의 제3대 교역국이다. 양국 경제가 상호의존관계인데 미국이 중국을 경제안보의 ‘경쟁자’로 명시한 것은 우리로서는 무척 난감한 상황이다.

북핵 위기 해법도 마찬가지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핵 확산과 대량파괴무기 고도화 위협을 무시하면 할수록 그러한 위협은 더욱 나빠지고 우리의 방어 옵션도 적어진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과 의 대화와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면 배치된다. 이 또한 한ㆍ미간의 갈등요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발표한 미국의 신국가안보전략에 중국, 러시아를 경쟁세력으로 지목했다. 이렇게 국제정치의 주도권을 놓고 미, 중, 러가 첨예하게 경쟁하는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을 위해 미, 중, 러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하소연이다.

시진핑, 21세기 중국의 황제가 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통 정치엘리트 집안 출신이다. 선친은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인 시중쉰이다. 이른바 중국 고위층 인사의 자녀들로 구성된 ‘태자당’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처절한 정치수업을 받았다. 중국을 휩쓴 문화대혁명의 광풍을 청소년 시기에 맞이해 고난의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정치역정은 20대 후반에 시작됐다. 1979년 국무원 판공청 부총리 비서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30여년 다양한 공직을 역임하며 차세대 정치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키웠다.
 
시진핑에게 2007년은 정치인생의 꽃이 핀 시기다. 2007년 10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면서 중앙무대에 데뷔했고, 당 서열 6위에 오르더니 이듬해 2인자인 국가부주석를 차지하며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 2013년은 그에게 있어서는 용으로 승천하는 해가 됐다. 시진핑은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됐다.
 
시진핑은 지난 10월에 열린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1인 천하 시대’를 개막했다. 그는 자신의 집권이념을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추가하며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의 전면적 실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제시하며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통치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당장에 ‘중국 몽(夢 꿈)’, ‘4개 전면’, ‘강군사상’, ‘일대일로’, ‘인류운명공동체’ 등의 개념과 구상을 추가했다. 시진핑의 절대권력이 실감되는 대목이다.
 
덩사오핑 이후 중국의 초강력 지도자로 입지를 굳힌 시진핑이 한반도 정세의 키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점을 중시해 집권이래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4대 원칙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등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앞서 밝힌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한·미·일 미사일 방어에 협력할 것을 명시했다. 이 또한 중국의 이른바 ‘3불(不)정책’과 상반된다. 중국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사드 추가배치 검토,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은 안보의 축이고, 중국은 경제의 핵심 축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 시진핑, 세계 최강의 스트롱맨 2인을 상대로 현명한 외교를 펼치지 않는 한 한반도의 운명은 ‘예측 불허’가 될 것이다. 냉엄한 국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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