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북정상회담 전격 제안…이방카, 트럼프의 메신저 기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북한과 미국의 현대판 공주가 평창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장식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정치공주 김여정의 파격행보
 
김여정 특사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딸이자 김정은 현 노동위원장의 여동생이다. 생전의 김정일은 평소 김여정 특사를 '여정 공주'라고 부르면서 총애를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빠 김정은도 하나뿐인 여동생인 김여정 특사를 매우 아끼며 상당한 권력을 부여해 북한의 사실상 제2인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정은은 김여정을 특사로 임명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파견함으로써 국제무대에 데뷔시켰다. 김여정 특사는 단박에 평창의 최고의 주인공으로 부상했고, 2박3일의 방한 일정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파격 행보로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여정 특사는 방한 일정 중 상당시간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여자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관람하면서 응원도 했고,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다. 또 방한 마지막날인 11일에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의 두 번째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김여정 특사는 이날 공연을 함께 관람한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시고 문재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며 남북정상회담을 거듭 강조했다.
 
외신도 김여정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이방카'로 불리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박 3일 간 한국을 방문하며 '외교적 이미지 메이킹'에 있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우회공격(outflank)했다고 호평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현지시간)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와 선제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배치했다. 바로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이라고 평가했다.
 
김여정 특사 방한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위싱턴 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여정 특사 일행을 비밀리에 만나기로 했으나, 막판에 북한이 이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김여정 특사와 펜스 부통령이 만났다면 미-북 간 대화의 돌파구가 될 수 있었으나 불발로 끝나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트럼프의 최측근 참모 이방카, 평창의 피날레 장식할 듯
 
이방카 마리 트럼프는 전직 모델이며 사업가다. 현재는 트럼프 정부 백악관 선임 고문을 맡고 있다. 미국 대통령 자녀로선 드물게 백악관에 입성한 자타가 인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업가로서도 수완을 발휘했다. 백악관 입성 전 트럼프 기업의 개발·인수 부문 부사장(EVP)으로 재직했고, 부동산 및 호텔 경영에도 참여했다. 2015년, 아버지 트럼프의 대권 출마를 공개 지지했고, 트럼프 캠프의 여성 부문 정책 조언자로 활동했다. 아버지 트럼프의 초특급 신임을 받으며 최측근 참모 역할을 톡톡히 해내 대선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방카 고문은 오는 23일쯤 방한해 3박4일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초특급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이방카 고문의 방한은 평창 올림픽 외교전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특히 김여정 특사의 방한으로 한껏 고조된 남북 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돼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방카 고문의 방한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방카의 방한은 무엇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한미동맹의 공감을 부각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도 이방카 고문의 첫 방한 일정에 상당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특사에 준하는 예우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식사를 하고, 올림픽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등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북민 면담 일정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 자리에서 대북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방카 고문이 앞서 방한했던 펜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할 경우 남북 대화 기조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한미 양국의 통상 마찰도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방카의 방한 과정에서 한미 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련 대화가 오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혀 ‘통상 마찰’도 면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을 예고했다.
 
북한과 미국의 초특급 실세인 김여정 특사와 이방카 고문이 평창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을 각각 찾으며 평창 올림픽 외교전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이방카 고문이 가져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반도 전쟁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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