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아군끼리 총질하고 싸우다가 똑같이 당한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9일 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349억원 횡령 및 110억원대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해서 한 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9일 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349억원 횡령 및 110억원대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해서 한 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이 전 대통령 공소장에는 16가지 범죄 사실이 담겨 있다. 

일단 다스 관련 혐의가 많다. 다스 비자금 등 횡령, 다스 법인세 포탈, 다스 투자금 회수 관련 직권남용 등이 포함됐다. 또  삼성그룹 뇌물 수수, 국정원 자금 수수, 매관매직 관련 뇌물 수수, 대통령기록물 유출 사건 등도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의 기소와 관련, “그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세 차례 옥중 방문수사에 정치보복을 주장하며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불법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수사 대상인 김윤옥 여사도 검찰에 비공개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오늘 MB도 기소된다고 한다”며 “10년 전 경선 때 앙금을 극복 하지 못하고 서로 집권기간 내내 반목하다가 공동의 정적에게 똑같이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은 밖에 있는데 아군끼리 총질하고 싸우다가 똑같이 당한 것이다. 더 이상 내부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의 내부분열 발언은 최근 사천 논란으로 불거진 내홍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립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을 내준 것이라는 논리로 내부분열을 끝내자는 메시지로 읽혀진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1심 선고를 받고, 오늘은 전직 대통령이 기소가 되고 국가로서는 굉장히 불행한 날이고 국민 입장에서는 부끄럽기도 하면서 참담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전직 대통령들이 나름의 변명과 사유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적인 참담한 상황을 만들었던 점에 대해 반성이나 회개하기는커녕 법에 규정도 없는 재판을 거부하거나 검찰수사를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들에게도 국민들로부터의 비난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더 강경한 자세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이명박 기소는 끝이 아니다. 4자방까지 규명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은 국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정치보복 주장은 그만두고 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제라도 성실히 수사에 임하고 여죄 역시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의 이명박 전 대통령 기소는 시작에 불과하다. 김윤옥 여사와 이시형 씨 등 친인척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현재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도 수사를 거부하고 있어 검찰과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의 공방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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