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상실은 정치적 사망선고?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6·13 지방선거 이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홍준표 대표, 남경필 경기도 지사, 김태호 경남 지사 후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등은 한국당의 대선주자로 유력한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운명을 건 전쟁에 나섰다.
 
이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홍준표 대표다. 현재 당권을 갖고 있어 차기 대권주자 중 가장 앞서 있다. 그는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 난파선에 가까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안철수 후보를 꺾고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홍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당권도 장악해 이번 지방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다. 홍 대표의 롱런 여부는 6·13 지방선거 결과에 달려있다. 만약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경우 당내·외에서 사퇴 압력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6곳을 사수할 수 없으면 사퇴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TK이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홍 대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전략적 요충지는 PK다. 하지만 보수가 수십년간 텃밭으로 자부했던 PK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부산은 홍 대표 대신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여권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부산을 자신들의 아성으로 만들고자 한다.
 
여권은 이를 반영하듯 보수와 진보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후보로 내세웠다. 오 전 장관은 지난 선거에서 서병수 시장에 맞서 아깝게 패했지만 4년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전을 꿈꾸고 있다.
 
한국당이 부산을 빼앗기면 텃밭의 상실이고, 민주당은 영남권에 확고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양 측 모두 사활을 건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경남도 위험하다. 홍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신승을 하며 가까스로 사수했지만 현지 분위기는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을 차출했다. 여권이 경남 공략을 위한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국당도 이에 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대항마로 내세워 텃밭 사수에 나섰다. 하지만 창원시장 후보 전략공천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창원이 분열하면 경남이 흔들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PK를 사수해야 한다. 만약 PK를 지키지 못하면 反洪 세력은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 압박 공세를 취할 것이다. PK 상실은 홍 대표의 정치적 사망선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의 운명은 PK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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