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이사장 불륜의혹에 사임…중기부 징계수위 고심 중
사표수리 후 후임자 인선 착수, 6월 지방선거 변수 부상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K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과거 부적절한 행적에 발목이 잡혀 씁쓸한 말로(末路)를 맞게 됐다.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K 이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징계수위를 고심 중이다. 기보는 K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는 대로 차기 이사장 선임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으로 후임자 인선이 지연될 경우 경영공백에 따른 업무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 기보 이사장이 내연녀의 불륜폭로로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후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기보는 현재 이사장 권한대행을 맡은 강낙규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기보 관계자는 “K 이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아직 중기부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다”며 “만약 K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장 후보 공모를 실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보 이사장은 임추위가 공모와 면접절차를 통해 후보들을 선정, 중기부에 추천하면 중기부 검증을 거쳐 청와대에서 최종 임명한다.

중소벤처기업부 감사담당관은 “현재 K 이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징계수위 등을 논의 중”이라며 “절차에 따라 징계 및 사표수리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 이사장은 지난 4일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직시절인 2015년부터 내연녀 A씨와 2년간 불륜관계를 맺은 의혹이 불거지자 중기부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특히 K 이사장은 언론을 통해 A씨와의 불륜사실을 인정하면서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중기부는 K 이사장의 불륜설 보도가 나온 직후 공직자 윤리규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는 중기부가 기보의 업무공백을 고려해 빠른 시기에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안의 민감성 등으로 징계결정이 지체되고 있다.

K 이사장은 혜광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대변인, 예산총괄심의관,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고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2014년 서병수 부산시장의 권유로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해 1월 그를 기보 이사장에 임명하면서 ‘알박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K 이사장은 결국 취임 1년 3개월 만에 불륜의혹으로 불명예 퇴진을 앞두고 있다.

K 이사장의 사표수리 후 새 이사장이 선임되려면 2개월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6월 지방선거가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이사장 선임이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신용보증기금은 황록 이사장이 지난 1월말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자 인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보 임추위는 지난 2일부터 이사장 후보 재공모를 내고 16일까지 서류접수를 받는다. 새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황 이사장이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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