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덕호 기자] 한국GM 사태가 마무리돼가고 있다. GM 본사와 우리 정부는 7조7000억원을 투입해 한국GM을 정상화하기로 했고, 한국GM 임직원과 협력사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번 사태로 잃어버린 한국GM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지난 14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정상화 추진 계획과 포부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카젬 사장은 "가장 믿음직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힐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사가 모인 이날 기자회견은 일부 비정규직 노조의 시위에 돌연 취소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 없는 한국GM 정상화는 사기다", "비정규직 해고하는 2조립 1교대 전환 결사반대"를 외치며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

그리고 이들은 기자회견장 한켠에 자리 잡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국GM 직원들이 자리를 떠나 달라고 요청했지만, 침묵을 약속하며 이를 거부했다.

돌발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한국GM은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카허 카젬 사장의 포부를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다.

기자회견 취소 사유를 듣고 카젬 사장이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엿보였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이해관계자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물론 정규직 직원들부터 챙겨야 하겠지만, 생존 위기에 처한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거부하는 듯한 행동은 문제가 있다.

지금은 정규직·비정규직을 떠나 한국GM에 몸담은 모든 노동자가 불안감을 느끼는 시기다. 거센 폭풍우를 만난 한국GM호에는 이들 한 명 한 명을 보듬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선장이 필요하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한국GM을 살리기로 한 이유를 카허 카젬 사장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