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덕호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BMW화재 관련 중간조사결과에서 직접적인 화재의 원인은 'EGR 밸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BMW측이 밝힌 'EGR 바이패스' 문제와는 다른 조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민관합동조사단은 화재발생과 관련된 제작 결함 원인 및 발화 가능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BMW차량 화재는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쿨러(냉각기) 누수 ▲EGR 밸브 열림 상태에서의 고속주행 ▲배출가스 후처리시스템(DPF/LNT) 재생 등 3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GR 쿨러 누수로 쌓인 침전물이 EGR 밸브를 통해 유입되고, 고온의 배기가스와 만나는 과정에서 엔진룸 흡기시스템(흡기매니폴드)에 불꽃이 붙어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이 불꽃은 고속주행중에 공급되는 많은 양의 공기와 만나 점차 커지고, 흡기기관에 구멍(천공), 엔진룸 화재로 이어진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8월18일 BMW측이 밝힌 조건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BMW가 밝힌 화재원인인 ’EGR 쿨러 누수’ 및 'EGR 바이패스 밸브 열림'은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EGR 바이패스 밸브를 화재 원인으로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했지만, 발열 등 조건이 화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EGR 밸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냉각기 방향으로 보내는 배기가스 양을 적절히 조절해줘야 하는데, 문제 차량에서는 EGR 밸브가 항상 열려 있는 '열림 고착' 현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또 BMW 측이 주장한 발화 원인 외에 다른 원인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BMW화재 차주들의 모임인 'BMW피해자모임'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긍정의 뜻을 밝히고, 현재 시행중인 리콜 대상 부품을 '흡기다기관'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BMW피해자모임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캐나다 연방정부는 EGR쿨러 냉각수 누수가 확인될 경우 흡기다기관까지 교체해주는 리콜을 시행토록 명시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모든 4기통 디젤엔진 장착 차량으로의 리콜대상 확대 및 내열성 높은 흡기다기관으로 교체를 요구하는 강제리콜명령을 즉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