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중부지방에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인해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공사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인해 1명이 사망 2명이 실종된 상태다. 

서울 양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4분께 서울 목동운동장 인근 빗물펌프장 저류시설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구조작업에 나서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인 오전 10시 26분쯤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대에 의해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은 사망한 노동자가 협력업체 소속 50대 구모씨라고 밝혔다. 고립된 이들은 한국인 2명과 미얀마인 1명으로 밝혀졌다.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들이 고립돼 119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한편 특수구조대 잠수부와 구명보트 등을 투입해 나머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또 수중 수색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배수펌프를 통해 수심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인해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있어 오후 5시쯤에는 2.2m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잠수 작업의 수중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중음향표정장치(소나)를 투입해 수색하고 있다. 

이진희 양천소방서 현장지휘단장은 "신월 수직구와 환기 수직구 등 구조대가 들어갈 수 있는 곳에 모두 들어가 수색을 진행 중이다"라며 "(작업자들이) 수면 위에 잡을 곳이 없어 (수면) 밑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가 난 이들 3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시설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다. 이들이 들어간 저류시설은 일종의 배수시설로 저지대 침수 예방이 목적이며 사람도 드나들 수 있도록 돼 있다.

본부 관계자는 "빗물배수터널은 상류부에서 비가 내려 지상하수 70% 이상의 수위까지 차오르면 자동으로 개폐가 되는 시스템으로 돼있다. 70%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열려서 터널로 배수가 되는 식"이라면서 "일상적인 유지보수를 위해 직원들이 내려가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폭우 때문에 미처 대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을 지휘한 현장 관리자는 "비가 오는 것은 기상청을 통해 미리 확인하고 일상점검에 들어갔으나 아침에 쏟아진 폭우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폭우가 내리면 빨리 밖으로 나오는 것 외에는 피할 방법이 없다"며 "빗물을 받기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튜브 등 안전장비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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