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방화대교 남단에서 '한강 몸통 시신'의 머리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돼 17일 오전 경찰이 현장을 차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자신에게 반말을 하면서 숙박비 4만원을 주지않아 기분나쁘게 했다는 이유로 손님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훼손한 '한강 몸통 살인' 사건의 피의자 A씨는 애초에 서울경찰청으로 자수를 하러 갔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일고있다.

당시 서울경찰청 측은 피의자가 구체적 내용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근 종로경찰서로 안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언제든지 도주할 우려 등이 있는 피의자를 그냥 보낸 것이다. 

이에대해 서울경찰청은 감찰 조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한강 몸통 살인' 피의자 A씨(40)는 자수를 하기 위해 지난 17일 새벽 1시1분께 서울경찰청 정문 안내실에 방문했다.

당시 당직을 서던 경찰은 A씨에게 구체적인 자수 경위 등을 물었으나, A씨는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 하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재차 질문에도 A씨가 답변을 하지 않자 인근에 있는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이 한강 몸통 시신 살인범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강력 형사를 찾는다"고 말했음에도 그냥 가도록 내버려 둔 셈이다. 만일 A씨가 마음이 바뀌어 도주를 했으면 강력 사건 피의자를 눈 앞에서 놓친 것이다. 

당시 서울경찰청 정문 안내실에는 비수사부서의 경사급 당직근무자 1명, 의경 2명이 야간 당직근무를 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내실에 1분 정도 머무른 A씨는 택시를 타고 새벽 1시3분~1시4분 사이 종로경찰서 정문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종로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일산 동부경찰서로 A씨를 이송시켰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수하러 온 민원인을 원스톱으로 처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 감찰 조사를 해서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A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B(32)씨를 망치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훼손하고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있다. 지난 12일 피해자의 몸통이 한강에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조사를 마치고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또 죽이겠다"며 막말을 쏟아내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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