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2.24포인트(0.36%) 오른 3407.78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393.0원으로, 코스닥지수는 2.56포인트(0.30%) 상승한 849.64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2.24포인트(0.36%) 오른 3407.78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393.0원으로, 코스닥지수는 2.56포인트(0.30%) 상승한 849.64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이 한 시름 덜게 됐다. 정부 결정이 전해지며 이날 코스피는 다시 한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지난 7월 세재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과세 정상화와 자본시장 활성화 필요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정부는 앞으로 기업과 국민 경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대주주 범위 조정 여부에 대해 시장의 의견을 종합 청취하고 국회와 긴밀히 논의해 온 결과, 대주주 범위를 현행과 같이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조치 외에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 펀드를 조성하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지원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들을 지속 추진하고,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낮추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대주주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팔면서 주가가 내려갈 것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 반대’ 청원에 10만명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개편안 발표 다음날 코스피가 전날 대비 3.88% 하락하는 등 파장이 이어졌다.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코스피 지수와 무관 할 수 없게 되면서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정부의 가장 민감한 사안이 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정부에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구 총리는 “투자자들께서 마음의 상처도 받고 분노하셨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결정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주식시장을 적극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전날 대비 1.54% 상승한 3395.43으로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였다. 9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은 물론 10일부터 12일까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오늘까지 이어졌다. 정부의 대주주 기준 50억원 결정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날아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6% 오른 3407.78에 개장하며 3400선을 뚫었고, 장중 사상 최고가인 3417.87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갱신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99% 오른 7만69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는 1.98% 상승한 33만50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코스피 3500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주식시장에 활기가 감돌고 있다.

한편 김재승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전략 위클리 레포트에서 코스피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동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과거 2021년 대비 크지 않다는 점도 아직 코스피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이라고 설명힜다.

이어 “(현재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닌 전형적인 외국인 수급 중심의 강세장”이라며 “향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의 변화와 이재명 정부의 주식시장 정책에 대한 믿음을 갖고 순매수를 보일 경우 밸류에이션은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월요신문=고서령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