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대응을 총괄해온 공무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투신 했다. 정부는 예정돼 있던 화재 관련 브리핑을 긴급 취소하고 내부 대응회의에 들어갔다.
3일 행정안전부와 세종소방본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께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 소속 A(4급 서기관)씨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는 지난달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 관련 업무를 총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며 세부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알리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번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정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민재 차관 주재로 예정돼 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취소했으며,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긴급 내부회의를 위해 세종으로 이동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는 지난달 26일 5층 전산실 화재로 647개 정보시스템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는 사고 이후 계속해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날 오전 6시 기준 115개 서비스만 복구됐다. 2023년 11월 행정전산망 마비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유사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왔다.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국정자원 관계자 1명, 부상을 입은 작업자 1명, 다른 업체 작업자 1명, 감리업체 직원 1명 등 총 4명을 업무상실화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작업자 및 감리업체 직원 등 12명을 조사한 뒤 이들을 입건했으며, 사고 원인과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A씨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수사 예정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세종남부경찰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범죄 혐의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전날인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50분까지 인력 30여명을 투입, 국정자원 및 관련 업체 3곳 등 총 4곳을 압수수색해 고용·계약 관계 자료, 사업계획서, 배터리 로그 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는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 월요신문=박윤미 기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