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본행 항공권 49만1000건이 취소되는 등 경제적 파장이 동북아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며 대형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권 취소 및 변경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사실상의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일본 관광 산업과 교류에 거센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이는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만 개입' 발언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직접적인 촉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 관광업계는 중국인 방문객 급감으로 인해 호텔, 명품 소매점, 면세점 등 주요 관광 관련 업종이 예약 취소와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편 감편과 예약 저조 현상도 이어져 양국 간 관광과 교역의 연결 고리가 약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통해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 의사를 내비친 것도 외교·안보 지형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중일 갈등과 맞물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부각되고 있다. 우선 관광 시장에서는 일본 관광이 위축되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일부가 한국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 관광·물류·항공 등 한중일 삼국 간 연계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교역과 물류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중일 외교 냉각이 겹치면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의 부품 조달과 수출입이 위축돼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게다가 일본 내 중국계 기업과 중국 내 일본계 기업 사이 투자 및 기술 협력에 대한 재검토로 외국계 투자 심리 위축도 우려된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중국의 독도 관련 우호적 메시지가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미·일 중심으로 결집된 안보 동맹과 인도·태평양 경제블록 내 결정을 두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 압박을 받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균형 외교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며, 한·중, 한·일 간 실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 강화와 리스크 관리가 절실해졌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독도 관련 발언과 일본에 대한 비판은 한국 외교 공간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으나, 미·중·일 삼각관계 내 균형 외교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및 일본과의 안보 협력과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를 모두 추구해야 하는 고차원적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연구원·국제금융센터 등이 발표한 2025년 중국 경제 전망 보고서도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생산과잉이 경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며 "중국 정책 변화가 한국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산업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동북아 지역 정세 변화에 대응해 무역 다변화 정책, 관광 및 문화 산업 리스크 관리, 첨단산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지역 갈등이 경제·외교에 미치는 파장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균형과 협력, 위기 대응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중일 갈등은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동북아 경제 판도와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 안보 연대 강화와 대중 경제협력의 균형, 무역·문화 다변화 전략을 통한 위기 관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월요신문=이상훈 기자
- 롯데관광개발 "한일협력위원회 합동회의 제주서 첫 개최"
- 불안·우려에도 선방...BYD, 한국서 10개월 만에 4000대 판매
- 고려아연, 비철금속 시장 선도 기업 '증명'
- 파주 단수 피해 확산...대방건설, 2410세대 생수 긴급 지원
- 현대차그룹, 中광저우시에 수소버스 공급
-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美서 300억원대 호화부동산 실소유 확인
- '스토브' 플랫폼 베트남 진출? 스마일게이트, VTCO와 MOU 체결
- 이번에도 뜰까?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12월 16일 공개
- 미래에셋, 연말까지 'TIGER ETF 연금계좌 매수 이벤트' 진행
- '불법대출' 동원제일저축은행 임직원에 금감원 '경고'....권경진 대표 책임론 점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