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측근 적극 활용 vs 朴 나홀로 투쟁

전직 대통령 2인 동시 구속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로 닮은 듯 하면서도 사뭇 다른 옥중 정치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전직 대통령 2인 동시 구속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로 닮은 듯 하면서도 사뭇 다른 옥중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옥중 정치를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함 폭침 8주기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을 불가능하지만 측근들이 대신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통일되는 그날까지 매년 여러분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비록 직접 찾아가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의 조국에 대한 헌신은 결코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제 대신 저와 함께 일한 참모들이 참배하는 것으로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이재오 전 의원과 류우익 전 비서실장,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수석은 방명록에 이 전 대통령을 대신해 방명록에 ‘찾지 못해 유감스럽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 보이콧을 통해 ‘나 홀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예정된 1심 선고재판에도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지자들이 장외 투쟁을 하고 있지만 정작 측근들이 행동에 나섰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친박계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몸사리기에 들어간 탓이다. 김진태 의원이 홀로 홍준표 대표를 향해 독설을 날리지만 역부족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초반부터 옥중 정치를 펼치고 있다. 먼저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전 대통령은 26일 “검찰은 구속 후에도 함께 일했던 비서진 등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일방적인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라며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無望)하다.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입장을 밝혀 검찰의 구치소 방문조사를 거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는 거부하고 재판 과정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전망된다. 재벌기업 회장과 대통령을 거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초반부터 검찰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재임 중 발생한 천안함 폭침 8주기에 맞춰 자신들의 측근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전 현충원을 참배하게 하는 등 측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친박계와는 비교되는 모양새다.
 
구속 수감 중인 전직 대통령 2인과 검찰의 전쟁은 옥중에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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