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연 앞세운 '마이데이터 서비스' 방송 광고도 눈길
헤이영, 가입자 수 60만명 돌파…누적 거래금액도 40억원 넘어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 정호연이 모델인 신한은행의 TVCF 중 일부. 사진=신한은행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 정호연이 모델인 신한은행의 TVCF 중 일부. 사진=신한은행 

[편집자 주] 은행들의 영업 환경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격히 바뀌면서 플랫폼 이용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MZ세대는 '자산이 적어 돈이 안 되는 고객'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투자 시장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도 주저하지 않고, 정보 수집에도 능하다. 은행권의 MZ세대 공략은 이제 생존전략이 된 것이다.

[월요신문=김다빈 기자]'초록색 배경화면에 언뜻 보면 난잡해 보이는 콜라주 연출까지'

지난달 5일부터 송출되고 있는 이 방송 광고(TV CF)는 신한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광고다.

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도 마이데이터 출시 광고를 비슷한 시기에 내놨지만 신한은행의 광고는 특별했다. 다른 은행들이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신한은행은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뒀다.

이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인 '더 편리하고 따뜻한 금융'에 발맞춰 신한은행의 서비스를 '금융 분야 한  곳에 두지 않겠다'는 목표가 녹아 들어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TV CF모델로 지난해 전 세계적 인기를 모은 '오징어게임'의 출연 배우 정호연을 선정했다. 정호연을 모델로 선정한 신한은행의 전략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은행권 주요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 Millennial ·Z세대Generation Z의 합성어, 1981년생~2010년생 출생)'를 타깃으로 하겠다는 복안이다.

생활 모든 분야에 신한은행이 녹아들기를 바라는 만큼, 신한은행의 '자이낸스' 확장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이낸스(Zinance)는 MZ세대 중 Z세대와 재무를 뜻하는 Finance의 합성 신조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모바일 플랫폼에 익숙한 10~20대 고객 선점에 나선다는 설명. 신한은행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분야도 무척 다양하다. 편의점, 교육, 배달, e스포츠 등이다.

이 중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MZ세대 특화 플랫폼 '헤이영'이다. 헤이영은 지난 2020년 6월, 신한은행의 뱅킹 앱 '쏠(SOL)'내 탑재되며 시장에 등장했다. 

헤이영이 성공적으로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일반화된 '디지털 쿠폰'을 금융과 결합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MZ 특화 플랫폼 헤이영의 홈화면. 사진=신한행 쏠 캡처. 
MZ 특화 플랫폼 헤이영의 홈화면. 사진=신한행 쏠 캡처. 

헤이영은 출범과 함께 플랫폼 내 '모바일 쿠폰마켓'을 출시했다. 모바일 쿠폰마켓은 커피·아이스크림·영화·치킨·편의점·패스트푸드·상품권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분야의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

헤이영은 매달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 추가 쿠폰을 받을 수 있게 했고,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쿠폰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게 했다. 이뿐 아니라 쿠폰 구매에 따른 캐시백 등을 제공했다.

지난 8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헤이영의 가입자 수는 60만명을 돌파했다. 헤이영 모바일 쿠폰마켓의 일일 평균 방문자 수는 1만여명으로 성장했고, 누적 구매거래 건수는 48만건을 돌파했다. 현재 누적 거래금액도 40억원을 넘어섰으며, 쿠폰마켓 내 현재 268개 브랜드 2035개 상품이 등록돼있다. 2년도 채 안 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자이낸스 확장을 위한 오프라인 결합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편의점 이용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한 '신한은행의 금융거래가 가능한 GS편의점 혁신 점포' 1호점을 강원 정선군에 오픈했다.

카페형 인테리어로 구성된 특화점포에서 고객은 편의점 이용과 함께 화상대화로 금융업무가 가능한 직원으로부터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소재 신한은행-GS리테일의 편의점 혁신 점포 전경. 사진=신한은행
강원 정선군 고한읍 소재 신한은행-GS리테일의 편의점 혁신 점포 전경. 사진=신한은행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신(新) 생태계' 메타버스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권 최초로 메타버스 내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자체개발 독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신한은행은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고객 데이터 저장, 관련 이슈 대응을 위한 업체선정까지 마쳤다. 기술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 새로운 영역의 금융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계획이다.

이외 신한은행은 최근 '간편결제 업체' 페이코와 'MZ세대 맞춤 금융서비스' 업무협약도 맺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2030세대를 위한 다양한 제휴 서비스와 금융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NHN페이코의 플랫폼 역량·기술력에 신한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녹여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랜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과 유통의 데이터 융합에도 나섰다. ▲신규 멤버십 ▲결제 서비스 등 MZ세대 고객 대상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국내 게임업체인 넥슨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이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에도 나선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뱅킹 앱 쏠의 경우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게임 요소를 접목한 마케팅을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현재 쏠 이용자 수 절반 이상이 MZ세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플랫폼 개선,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등 플랫폼 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분야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 고객 가치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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