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관계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현장 안전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현장 안전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건설사의 안전 책임이 크게 강화된 가운데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한화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이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현장 안전 관리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마다 AI 기반의 위험 감지와 재해 예측 시스템을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작업자의 안전을 적극 확보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의 도입은 건설 현장 안전 강화뿐만 아니라 건설사 경쟁력 향상과 ESG 경영 실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현대건설: AI 영상 분석으로 현장 위험 감지·재해 예측

현대건설이 AI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CCTV 영상 분석 시스템은 작업자의 움직임과 장비 운용 상태를 감지해 위험 상황을 즉시 알림으로 전송한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AI 영상 분석 기술을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작업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작업자 움직임과 건설 장비 운용 상태와 잠재적인 화재 위험 요소 등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운용한다.

또한 현대건설은 과거의 방대한 안전 데이터를 학습한 '재해 예측 AI' 시스템을 건설 현장에 도입하여 잠재적 안전사고의 유형과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위험 발생 전 사전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현대건설의 'CCTV 영상분석시스템'은 현장 사각지대까지 모니터링하며 위험 발생 시 자동으로 감지하여 관리자에게 알림을 전송한다. 이러한 AI 기반 시스템은 인력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며 건설 현장의 실시간 안전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삼성물산: 첨단 로봇 AI 기반 시스템으로 고위험 작업 안전성 제고

삼성물산이 개발한 'LIFE(Lifting Indicator For Excavator)' 시스템 구성도. 굴착기 주요 부위에 부착된 센서가 하중과 각도를 실시간 감지해 과하중 발생 시 경고를 발한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개발한 'LIFE(Lifting Indicator For Excavator)' 시스템 구성도. 굴착기 주요 부위에 부착된 센서가 하중과 각도를 실시간 감지해 과하중 발생 시 경고를 발한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AI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건설 현장의 고위험 작업을 자동화하고 정밀 진단을 수행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타워크레인 와이어로프의 미세한 결함까지 AI가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이는 고중량물 운반에 필수적인 와이어로프의 상태를 AI가 분석해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는 방식으로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은 센서 기반 '굴착기 양중용 인디케이터(LIFE)'를 개발, 굴착기 작업 시 과도한 하중이 가해질 경우 즉각 경고를 발생시켜 위험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철골 볼트 조임 자동화 로봇, 건설용 앵커 로봇, 스마트 드릴링 로봇 등 다양한 자동화 로봇 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고소 작업 등 위험도가 높은 작업의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로봇이 위험한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장 노동자를 위한 맞춤형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시스템 'S-TBM'을 운영해 작업자 개개인의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안전 수칙 준수를 독려하는 데 AI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 GS건설: AI 기반 설계 검토와 스마트 협업으로 안전성 강화

GS건설은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을 통해 설계 오류를 자동 탐지하고 도면 변경 이력을 관리하는 등 시공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GS건설
GS건설은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을 통해 설계 오류를 자동 탐지하고 도면 변경 이력을 관리하는 등 시공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GS건설

GS건설은 현장의 다양한 기술 난제를 해결하고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AI 기반의 혁신 도구들을 도입하며 안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구조 설계 도서 검토 시 발생할 수 있는 휴먼 에러를 방지하고자 건설업계 최초로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을 현장에 시범 도입하고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이 시스템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설계 도면의 오류를 빠르고 정확하게 탐색하며 기존 도면과 업데이트된 도면의 변경 이력을 자동으로 관리한다.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은 과거 인력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비효율을 해소하고 시공 오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한 시공 환경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GS건설은 향후 이 기술을 설계 적정성 검토를 넘어 드론, 로봇 연계 철근 배근 자동 검측 등 시공 단계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건설업계 최초로 '쳇GP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도입해 기술 검토와 함께 안전 및 장비 이상을 조기에 탐지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체 개발한 AI 번역 서비스인 '자이 보이스'를 현장에 적용했다 . 이 서비스는 안전 매뉴얼 번역 등을 통해 언어 장벽으로 인한 안전 교육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현장 내 의사소통 오류를 줄여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 한화 건설부문: AI 와이어로프 진단으로 낙하 사고 차단

한화 건설부문이 스마트 안전진단 장비를 활용해 와이어로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이 스마트 안전진단 장비를 활용해 와이어로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은 타워크레인과 리프트 등 건설기계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낙하물로 인한 '맞음'과 '떨어짐'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안전진단 장비를 도입했다.

특히 국내 IoT 전문기업 엔키아가 개발한 'WSS(Wirerope Safety Solution)' 스마트 안전진단 장비를 타워크레인 핵심 부품인 와이어로프에 도입했다. 이 장비는 와이어로프의 미세한 결함까지 감지할 수 있는 AI 기반 솔루션으로 와이어로프의 반복 사용으로 인한 손상을 사전에 파악해 낙하물 사고를 예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WSS'는 건설기계를 멈추지 않고 와이어로프에 간단히 부착해 사용할 수 있으며 내장된 센서를 활용한 자기장 측정 방식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와이어로프 내부의 단선까지 24시간 감지한다. AI 시스템은 와이어로프의 자기장 패턴을 종합 분석하여 변형 여부와 교체 필요성을 즉시 진단하며 결함 정도를 '주의–이상–경고' 3단계로 구분해 신속한 현장 대응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검사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 포스코이앤씨: AI CCTV·드론으로 입체적 현장 안전 감시 구축

고화질 영상장비를 장착한 POS-VISION으로 아파트 외벽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고화질 영상장비를 장착한 POS-VISION으로 아파트 외벽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건설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반 지능형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며 위험 예방과 품질 관리를 동시에 고도화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 설치된 AI CCTV는 작업자의 안전모 미착용, 위험 구역 진입, 무단 출입 등 이상 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즉시 경고를 발생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는 인력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순간의 위험까지 AI가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AI 드론 '포스비전(POS-VISION)'을 활용해 아파트 외벽의 균열을 정밀 탐지하는 기술을 운영 중이다. 이 드론은 AI 영상 분석 기능을 토대로 0.3mm 수준의 미세 균열까지 감지해내는 정밀성을 자랑하며 외벽 품질 하자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완공된 건축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이앤씨는 지상에 설치된 AI CCTV와 공중에서 활동하는 AI 드론 기술을 결합해 건설 현장 전반의 안전성과 품질 관리를 통합적으로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기반의 입체적 감시 체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요구되는 건설 현장의 높은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며 더욱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 AI, 건설 현장의 '필수 안전 솔루션'으로 정착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 산업의 안전 관리 흐름이 급변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AI 기반의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며 새로운 안전 관리의 전범을 만들어가고 있다. AI는 위험 감지와 예측, 고위험 작업 자동화, 설계 단계 오류 탐지 등 다방면에서 현장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기술로 빠르게 자리매김 중이다.

이처럼 AI 기술 도입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 예방을 넘어서 건설 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ESG 경영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AI는 빅데이터와 BIM, 디지털 트윈 등 스마트 건설 기술과 더욱 긴밀하게 연동되며 통합 안전 관리 솔루션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다.

다만 건설업계의 AI 기술이 일부 대형 건설사에서만 활용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건설 현장 일선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지원과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월요신문=김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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