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 연휴를 맞아 많은 기업들이 장기간 휴무에 들어갔지만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 현장들은 일손을 멈추지 않았다. 업계 대표 기업인 포스코, 현대제철, 에쓰오일,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24시간 교대 근무 체제'로 명절 연휴 기간에도 공장을 평소처럼 가동하고 있다.

◆ 제철소·석유화학, 명절에도 '풀가동 체제'

제철소가 한번 멈추면 설비 내 쇳물이 굳어 라인을 해체하고 새로 지어야 할 만큼 가동 중단 부담이 커 연중무휴 정상 운영된다. 사진=현대제철
제철소가 한번 멈추면 설비 내 쇳물이 굳어 라인을 해체하고 새로 지어야 할 만큼 가동 중단 부담이 커 연중무휴 정상 운영된다.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의 경우, 제철소가 한번 멈추면 설비 내 쇳물이 굳어 라인을 해체하고 새로 지어야 할 만큼 가동 중단 부담이 크다. 실제로 용광로(고로)가 멈추면 재가동에만 5개월 가까이 걸리고, 공정별 물류 연계도 모두 멈추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4조 2교대(포스코)나 4조 3교대(현대제철) 같은 교대근무로 밤낮 없이 설비를 운영 중이다. 한 제철소 직원은 "연휴 동안에도 설비 안전 점검과 생산량 유지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고온의 연속 가동이 필수다. 한 번 정지하면 슬러지나 침전물이 발생하고, 설비를 재기동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비용, 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화학 플랜트 현장도 명절 연휴에 근무하는 인력이 상주하며, 긴급 상황에 대비한 안전 순찰, 보수작업 등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한다.

◆ 자동화·스마트팩토리로 특근 감소

크레인이 제품 출하를 위해 선재 제품을 트레일러에 자동 상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제철
크레인이 제품 출하를 위해 선재 제품을 트레일러에 자동 상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제철

최근에는 자동화 비중이 크게 늘면서, 연휴 기간 현장 근무 인력 부담도 줄고 있다. 대형 석유화학 회사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가동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비상시에만 인력이 투입된다. 또한 일부 업종에서는 로봇을 도입해 야간 상황에 대한 대응도 자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설비 점검, 온도·압력 관리, 긴급 사고 대응 등 대체 불가한 역할은 숙련 인력이 직접 맡는다.

◆ 비가동 설비는 보수작업·환경 정비 집중

광양제철소 내부. 사진=포스코제철
광양제철소 내부. 사진=포스코제철

연휴 기간 가동을 멈춘 일부 비핵심 설비에서는 대규모 보수작업과 환경 개선 작업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제철소의 비철금속 생산라인, 석유화학의 일부 하위 공정은 연휴를 이용해 보수 일정을 잡는다. 또한 현장 환경개선, 배관 점검, 공장 내 대체부품 교체 등 정비 업무가 집중적으로 시행된다.

반면, 전자·자동차 등 일부 완성품 조립공장들은 대부분 연휴 기간 동안 라인을 멈추고 대규모 휴가를 실시한다. TV·스마트폰·가전 등 조립 위주의 제조업은 부품 생산·수급 일정을 맞추기 쉬워 명절 휴무가 가능하다. 하지만 강철·화학원료를 다루는 연속 공정업종은 설비 특성상 정지→기동 비용이 너무 커 '365일 무중단'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 / 월요신문=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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