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동산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대신, VR·3D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임장’으로 집을 살펴보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즘은 부동산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대신 VR·3D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임장’으로 집을 살펴보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에 가상현실(VR)과 3차원(3D)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임장'이 확산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자리 잡은 비대면 문화와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건설사와 플랫폼이 가상 공간을 활용한 주거 체험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DL이앤씨가 자체 개발한 VR 시뮬레이션 '디버추얼(D-Virtual)'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 사례로 실제 견본주택을 방문하지 않아도 다양한 평면과 옵션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 DL이앤씨, VR로 분양 옵션을 생생하게

DL이앤씨가 분양 현장에서 운영 중인 가상 시뮬레이션 서비스 '디버추얼' 화면. 실물로 구현되지 않은 평면과 옵션을 VR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분양 현장에서 운영 중인 가상 시뮬레이션 서비스 '디버추얼' 화면. 실물로 구현되지 않은 평면과 옵션을 VR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실시간 가상 시뮬레이션 '디버추얼'을 분양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택전시관에 설치된 견본주택이나 일부 옵션 상품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디버추얼'을 활용하면 실물이 없는 평면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다양한 선택지를 살펴볼 수 있다. DL이앤씨는 이 서비스를 '아크로'와 'e편한세상' 브랜드 분양 현장에 도입했으며 제공 범위도 점차 넓혀왔다. 

적용 초기에는 6개 평면과 30여 개 옵션을 제공했으나 현재는 20여 개 평면과 60여 개 옵션까지 확대됐다. 다음달 분양 예정인 '아크로 드 서초'에서는 100개 이상의 평면과 3개의 인테리어 스타일, 60여 개의 옵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건설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플랫폼 기업도 VR 경쟁 가세

한 참가자가 VR 기기를 활용해 부동산 플랫폼의 가상 투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직방 등 플랫폼 기업들도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네이버
한 참가자가 VR 기기를 활용해 부동산 플랫폼의 가상 투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직방 등 플랫폼 기업들도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네이버

코로나19 시기 대형 건설사들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며 비대면 분양에 대응했지만 당시 서비스는 대부분 단지 소개나 내부 구조 확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DL이앤씨의 '디버추얼'은 평면과 옵션, 인테리어 스타일까지 실시간으로 구현해 차별화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들도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페이 부동산은 지난해 8월 VR 단지 투어와 매물 투어를 시작했으며 당시 50여 건에 불과했던 지원 매물은 현재 5만건에 달한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 역시 2021년부터 3차원(3D) 단지투어와 VR 홈투어를 도입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와 플랫폼이 나란히 VR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주거 체험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 건설사와 플랫폼, 다른 방식 같은 변화

DL이앤씨의 '디버추얼'은 신축 분양 상품을 설계 단계에서 가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분양사무소를 방문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고 실제로 짓기 전 다양한 평면과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디버추얼'은 설계 도면·BIM(Building Information Model, 건설정보모델링)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3D로 구현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간편하게 집 안 내부 구조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반면 네이버·직방 등 기존 부동산 플랫폼은 실제 주거 공간을 촬영해 VR로 구현하는 방식이어서 스마트폰이나 VR기기를 통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매물을 둘러볼 수 있지만 거주자의 동의를 얻고 생활공간을 VR로 촬영해야 하는 만큼 거주자의 생활공간이 노출되거나 초상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방식과 한계는 다르지만 건설사와 플랫폼사 모두 V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분양 시장에서는 모델하우스를 대체하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기존 매물 시장에서는 시간·거리 제약을 줄이는 장점이 부각된다. / 월요신문=김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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