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블랙 외장 컬러와 입체적인 로장주 그릴이 어우러져 세련된 인상을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전용 블랙 외장 컬러와 입체적인 로장주 그릴이 어우러져 세련된 인상을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르노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볼보(Volvo)와 지리(Geely)가 검증한 CMA 플랫폼의 견고한 기본기 위에 프렌치 감성을 입혀 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999대 한정판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는 단순한 블랙을 넘어선 미학과 '오픈R(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구현한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를 '달리는 극장'으로 바꿔놓은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 그 스크린 너머의 미래를 직접 시승하며 확인했다.

◆ 시크함에 예술을 더 프렌치 블랙 미학의 정수

알핀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이그로시 블랙의 대비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김윤겸 기자
알핀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이그로시 블랙의 대비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의 첫인상은 '강렬하지만 과하지 않은 절제미'였다. 전용 블랙 외장 컬러는 빛의 각도에 따라 매트와 하이그로시 블랙이 미묘한 대비를 이루며 차량에 깊이감을 더했다.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의 20인치 피크 알로이 블랙 휠. 알핀 전용 엠블럼과 함께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의 20인치 피크 알로이 블랙 휠. 알핀 전용 엠블럼과 함께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시선을 끄는 20인치 피크 알로이 블랙 휠은 단단한 자세를 완성했다. 알핀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올 블랙 로장주 패턴 그릴은 르노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누아르'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균형 잡힌 비율이 중형 SUV다운 안정감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균형 잡힌 비율이 중형 SUV다운 안정감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여기에 블루 포인트와 메탈릭 블랙 루프, 블랙 루프바, 바디컬러 사이드 몰딩, 에스프리 알핀 전용 엠블럼이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인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측면에서 바라본 차체 비율은 전면부의 볼륨감과 후면부의 안정적인 라인이 균형을 이루며 중형 SUV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평형 리어램프와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이 조화를 이루며 프렌치 감성의 세련미를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수평형 리어램프와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이 조화를 이루며 프렌치 감성의 세련미를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두터운 도어 하단부의 캐릭터 라인은 차량 전체의 무게중심을 낮춰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 군더더기 없는 라인과 절제된 비율 속에서도 알핀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이 섬세하게 녹아 있었다. 최근 SUV들이 오프로드 감성을 앞세우는 흐름 속에서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도시적 세련미와 프렌치 미학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조화를 이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김윤겸 기자
12.3인치 클러스터와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조화를 이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김윤겸 기자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의 시크함이 한층 더 섬세한 프렌치 감성으로 이어진다. 알칸타라 소재와 프랑스 국기 색상(블루·화이트·레드) 스티칭, 고급 패브릭, 블루 액센트 등이 블랙 톤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며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알칸타라 소재와 알핀 로고 자수가 어우러져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알칸타라 소재와 알핀 로고 자수가 어우러져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시트와 도어 트림 곳곳의 알핀 로고는 이 차가 단순한 그랑 콜레오스가 아닌 '알핀'의 DNA를 품은 특별한 존재임을 알려줬다. 차량의 시트는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을 덜어줄 만큼 편안함을 제공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시에는 운전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줬다.

◆ 오픈R이 제시하는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

운전석부터 동승석까지 이어진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실내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공간으로 연결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운전석부터 동승석까지 이어진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실내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공간으로 연결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의 실내에 탑승하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운전석 클러스터에서 동승석까지 넓게 펼쳐진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12.3인치 운전석 클러스터와 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총 3개의 대형 스크린은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의 반응 속도와 터치감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통풍 및 열선 시트처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풍량 조절 단계까지 메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인터페이스는 직관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비상등 스위치는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배치돼 위급 상황에서도 신속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돋보였다.

네이버와 웹툰, 유튜브 등 다양한 OTT·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해 탑승자에게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네이버와 웹툰, 유튜브 등 다양한 OTT·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해 탑승자에게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실내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내 완성차 최초로 적용된 '동승석 디스플레이'다. 단순한 화면 추가를 넘어 편광 필름을 적용해 주행 중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동승자에게는 독립적인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한다. OTT 서비스(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와 스트리밍 앱(플로)을 통해 동승자가 자신만의 '콘텐츠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이 점은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가 제시하는 '스크린 너머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티맵 내비게이션과 누구(NUGU) 오토 음성인식 시스템의 조합은 주행 중 조작의 편의성을 높였다.

컴팩트한 기어 셀렉터와 주행 모드 다이얼이 적용돼 조작 편의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하이그로시 소재가 고급스러운 시각적 효과를 주지만 지문이 쉽게 남는 점은 아쉽다. 사진=김윤겸 기자
컴팩트한 기어 셀렉터와 주행 모드 다이얼이 적용돼 조작 편의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하이그로시 소재가 고급스러운 시각적 효과를 주지만 지문이 쉽게 남는 점은 아쉽다. 사진=김윤겸 기자

디스플레이와 기어 셀렉터 주변에 적용된 하이그로시 소재는 시각적으로 고급스럽지만 지문이 쉽게 남아 깔끔함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뒷자리는 두터운 쿠션과 여유로운 다리 공간이 장시간 주행에도 쾌적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뒷자리는 두터운 쿠션과 여유로운 다리 공간이 장시간 주행에도 쾌적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공간 설계 측면에서는 4780mm의 차체 길이와 2820mm의 동급 대비 넓은 휠베이스로 넉넉한 1열과 2열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에서는 넓은 개방감이 인상적이었다. 낮게 설계된 센터터널과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B필러 구조 덕분에 2열 탑승자는 답답함 없이 앉을 수 있었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가 자연스럽고 쿠션이 두터워 장시간 주행 시에도 허리와 허벅지의 피로를 줄여준다.

뒷좌석의 다리 공간과 머리 공간은 충분해서 키 큰 성인도 여유 있게 앉을 수 있었다. 뒷좌석의 암레스트와 송풍구, USB-C 포트 등 세밀한 편의 사양이 뒷좌석 탑승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위 사진은 기본 상태로 633L의 적재 공간을 확보했으며 아래 사진은 2열 시트를 6:4로 폴딩한 모습으로 최대 2023L까지 수납공간이 확장된다. 사진=김윤겸 기자
위 사진은 기본 상태로 633L의 적재 공간을 확보했으며 아래 사진은 2열 시트를 6:4로 폴딩한 모습으로 최대 2023L까지 수납공간이 확장된다. 사진=김윤겸 기자

트렁크 역시 기본 633L와 2열 시트를 6:4 폴딩 시 최대 2023L로 확장되는 넓은 용량을 제공하여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도 여유로운 활용성을 자랑했다. 또한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적용됐다.

◆ 1.5L 하이브리드, 기대를 뛰어넘는 성능과 고요함

1.5L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42마력을 발휘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1.5L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42마력을 발휘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운전석에 앉았을 때 핸들의 그립감은 장시간 주행 시 안정감을 주며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의 보닛 아래 E-테크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은 제원상 최고출력 242마력을 발휘하며 예상보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1.5L의 배기량이 무색할 만큼 경쾌함보다는 묵직하게 밀어주는 듯한 파워가 인상적이었다. 가속과 추월,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일관적인 출력 전개를 보이며 운전자에게 여유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했다. 전기모터의 개입 또한 자연스럽고 부드러웠다. 

승차감은 탄탄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다. 노면의 정보를 적절히 전달하면서도 불쾌한 충격은 능숙하게 걸러냈고 조향감은 직관적이었다. 차체의 단단한 일체감은 운전자로 하여금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보스만의 깊고 풍부한 음색으로 실내 정숙성과 함께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보스만의 깊고 풍부한 음색으로 실내 정숙성과 함께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사진=김윤겸 기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뛰어난 정숙성이었다. 고속 주행 시에도 외부 소음 유입이 거의 없었다. 이는 윈드실드와 1열 윈도에 적용된 차음유리와 도어 내부의 흡차음재 덕분이다. 조용한 실내는 보스(BOSE) 오디오 시스템의 음색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볼륨을 높일수록 탄탄한 베이스가 살아나며 스 특유의 깊고 풍부한 사운드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총 116km 시승 구간(주로 시내 및 정체 구간)에서 평균연비 9.6km/L를 기록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총 116km 시승 구간(주로 시내 및 정체 구간)에서 평균연비 9.6km/L를 기록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주로 야간에 진행된 시승에서도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운전자에게 확실한 신뢰를 줬다. 뛰어난 야간 시야 확보 능력은 어두운 도로에서도 안정감을 더했고 피로를 줄여줬다. 총 116km(주로 시내 및 정체 구간)를 주행하며 기록한 실연비는 9.6km/L로 도심형 하이브리드 SUV로서 준수한 수준을 보였다.

◆ '70번째 누아르', 특별함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으로

'070/999' 각인이 새겨진 플레이트가 999대 한정 모델의 희소성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070/999' 각인이 새겨진 플레이트가 999대 한정 모델의 희소성을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단순한 한정판을 넘어 르노코리아가 나아갈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999대 한정이라는 희소성은 소비자에게 소유의 특별함을, 브랜드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안겨줬다.

차체 외부에 블루 포인트가 더해져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만의 정체성과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차체 외부에 블루 포인트가 더해져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만의 정체성과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사진=김윤겸 기자

'스크린 너머의 미래, 달리는 극장'이라는 기획 의도에 충실하게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그 강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프렌치 감성의 세련된 디자인과 '오픈R 파노라마 스크린'이 구현한 디지털 경험이 조화를 이루었다. 여기에 기대 이상의 효율과 정숙성을 갖춘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더해졌다. 또한 넉넉한 2열 공간과 높은 트렁크 활용도는 패밀리 SUV로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999대 한정으로 제작된 모델로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방향성과 프렌치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999대 한정으로 제작된 모델로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방향성과 프렌치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사진=김윤겸 기자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와의 만남은 SUV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르노코리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그리고 '그랑 콜레오스'가 주력 모델로서 어떤 성장 곡선을 그려갈지 기대된다. / 월요신문=김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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